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핑크팬더
2024.10.15

일기를 굉장히 오랜만에 써보지만 최대한 나의 삶이 잘 묻어나올 수 있도록 작성해보겠다.

나는 정신질환자 및 그 가족들에게 상담 및 정보를 제공하는 사회복지사이다.

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시장에 빠르게 뛰어들었고 그 결과의 노력인지, 빠르게 취업할 수 있었다.

내가 이 직무를 수행하기까지 직무에 대한 수 많은 이상이 존재하였다. 

그러나 현실은 너무나도 달랐다. 

내가 이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것은 너무나도 한정적이었고,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감정 또한 점차 메말라가는 것이 느껴진다. 이제는 이러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이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앞선다. 

"내가 그들과의 상담에서 진심을 다해 상담을 할 수 있을까?"라는 의문을 매일 가진 채 매일 하루를 시작한다.  생각만 가진 채 그 누구에게도 이야기 하지 못할 고민들을 가지고 그들과의 상담을 이어간다. 

이제서야 깨달았다. 내가 그들에게 제공해줄 수 있는 것, 그것은 나의 것이 아니다. 그래서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흘러가지 않는다. 

나는 사회복지사이다.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는 존재이고, 누군가에게는 세금만 축내는 존재가 될 수도 있다.  나는 방문판매원이 아니다. 나의 상사는 나를 비롯한 다른 팀원에게 강의에 사람들을 끌어모으라고 이야기 한다. 그렇다고 흥미가 있는 주제인가? 그것도 아니다. 그렇다고 혜택을 주는가? 그것 또한 아니다.

나는 빈 손으로 전쟁터를 향하는 군인이다. 무방비한 상태에서 사람들을 이끄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고, 나는 오늘 털렸다. 더욱더 큰 회의감이 느껴지는 하루였다.

털리고 난 이후 나는 책상에 앉아 정신질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심하였고, 생각의 도달은 결국 치료적 환경 조성과 그들을 응원해줄 수 있는 가족, 돈이 제일 중요했다. 돈과 치료적 환경은 우리가 마련해줄 수 있지만 가족은 그렇지 않다.  가족이 없는 삶이란 너무나도 공허하고 외로운 삶이다. 그러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나는 말한다. "그래도 살아가야 한다"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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